아기가 생후 3개월쯤 되었을 때 대학원 입학원서를 써냈다. 미술치료 전공이었다. 난 사람, 심리, 철학, 영성에 관심이 많았고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. 이번 일은 진짜 내가 찾고 있는 ‘그것’일 것 같았다. 아기가 7개월이 되었을 때, 겁도 없이 대학원에 입학했다. 수업이 야간에 있었기 때문에 낮에는 아기를 돌보다가 친정엄마와 남편에게 맡겨놓고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. 기대했던 것처럼 미술치료 공부와 미술치료사라는 직업은 나에게 딱 알맞았다.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하루하루 허덕이긴 했지만 집에서 육아,살림만 하는 것보단 훨씬 보람찼다. 논문을 쓸 때쯤 아기는 어느덧 4살이 되어서 어린이집에 갈 수 있게 되었고, 무사히 논문을 내고 졸업을 할 수 있었다. 졸업을 하고 미술치료사로서 일하면..